SK이노베이션, 포드합작사 통해 배터리에 5.1조 투자...“美전기차 패권 도전”

합작 '블루오벌SK' 투자계획 발표...지난 5월 합의된 투자액보다 4조 늘어
테네시 1곳 ·켄터키 주 2곳에 건설, 美서 연 150GWh 생산능력 확보

정희진 기자 승인 2021.09.28 23:37 | 최종 수정 2021.09.28 23:40 의견 0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포드와의 합작사를 통해 미국 내 배터리 공장과 전기차 조립 공장 건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이를 위한 투자 계획을 당초 잡았던 3조 원에서 5.1조원으로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발맞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7일 이사회를 열어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BlueOval SK)를 통해 미국내 배터리 공장 건설에 44억 5000만 달러(약 5조 1175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안을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미국 내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위치와 규모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이는 블로오벌SK 지분 5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SK이노베이션 역사상 단일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투자 기간은 내달부터 오는 2027년 12월까지 약 6년여다.

이날 양사는 미국 테네시(Tennessee)주와 켄터키(Kentucky)주에 총 114억 달러(약 13조 1020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배터리공장 3곳과 전기트럭(F-150) 조립공장을 건설하기로 발표했다.

포드가 전기트럭 조립공장에 투입하는 2조 8000억 원을 제외하면 10조 원 이상 배터리공장에 투자되며, 이는 지난 5월 양사가 합의한 투자 규모 6조 원보다 4조 원 정도 늘어난 금액이다.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포드 역시 설립 후 118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으며, 역대 미국 내 배터리공장 투자 건 중 최대 규모다.

또한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은 미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테네시 공장은 470만 평 부지에 포드의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들어서며, 생산능력은 43기가와트시(GWh)다. 켄터키 공장은 190만 평 부지에 43GWh 2기(총 86GWh)로 건설될 계획이다.

이에 블루오벌SK의 총 생산능력은 129GWh에 달한다. 이는 60킬로와트(KW)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매년 215만 대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앞서 양사가 밝힌 기존 합작법인 규모(60GWh)의 2배가 넘는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사진=SK이노베이션 사진제공]


여기에 조지아주에서 단독으로 짓고 있는 공장 두 곳을 합하면 미국에서만 15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로써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200GWh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초과 달성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최근 미국은 전기차 보급확대와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자국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전기차에 각종 세금 혜택과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투자 발표 행사에서 포드 빌 포드 회장은 “지금은 전기차로의 전환을 이끌고 ‘탄소 중립 제조’라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변화의 순간”이라며 “포드는 혁신과 투자로 미국인들이 환호하는 전기차를 만들면서도 지구를 보호하고 나아가 국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짐 팔리 포드 사장은 “일자리 창출, 탄소 중립 제조 시스템 구축, 지역사회 기여, 주주 가치 창출 등 다수를 위해 성장하는 획기적인 전기차 사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과감한 친환경 전기차 전환을 통해 자동차 산업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포드와 협력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를 통해 함께 도약하고 더욱 깨끗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확대 정책에 따라 투자 규모를 대폭 늘렸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50%를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포드는 전기 픽업 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능력을 기존 연 4만 대에서 8만 대로 늘리기로 했다.

포드를 비롯한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는 만큼 미국 완성차 업체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협업 강화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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