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재판장)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 딸 정유라씨에게 건넸다가 돌려받은 말 '라우싱'도 몰수 명령을 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씨에게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 2017년 2월 기소된 지 약 4년 만이다.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도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는 각각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측에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회삿돈으로 뇌물 86억8000만원을 건넨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앞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를 그대로 따른 결정이었다. 재판부는 이날 삼성의 준법감시 노력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양형에는 반영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이 재상고를 하지 않고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남은 복역 기간은 약 1년 6개월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이날 법정구속됨에 따라 충격을 받은 삼성은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의 부재 속에 굵직한 투자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고, 대외신인도도 크게 하락할까 우려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삼성의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삼성그룹의 경영 공백으로 중대한 사업 결정과 투자가 지연됨에 따라 경제·산업 전반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날 오후 장중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초반내내 약세를 보이던 삼성전자 주가는 3.41% (3000원) 급락한 8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동서경제신문 정헌수 hsjung@dongsuhed.com 정헌수의 기사 더보기

저작권자 ⓒ 동서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